행남자기가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최초 도자기업체인 행남자기가 경영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상감자 소식까지 전해져 시장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행남자기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10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하기로 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감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은 569억원에서 57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또 발행주식은 1억1,386만3,050주에서 1,138만6,305주로 감소한다.

무상감자란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자본금을 줄이는 것을 뜻한다. 주로 재무구조가 악화했을 때 회계장부상 결손을 메우기 위해 단행한다. 행남자기는 이같은 자본 감소 결정으로 이날 장 시작 후 30분간 주권매매거래를 정지됐다. 거래 재개 후에는 주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채권자 파산 신청에 이어 또 다시 악재성 소식이 전해지자 기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행남자기는 11일 채권자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엔트네이처팜이 광주지법에 파산신청을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거래가 정지됐다가 해제되자마자 감자 결정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행남자기는 12일 전 거래일 대비 29.11% 떨어진 263원에 거래를 마쳤다.

행남자기는 수년째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1942년 설립된 행남자기는 한때 국내 도자기 업계 성장을 이끌던 업체였지만 지금은 위상이 말이 아니다. 2015년 창업주 일가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매각한 이후 주인만 벌써 세차례가 바뀌었다. 영업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행남자기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34억원, 영업손실은 3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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