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더본 민주당 상원의원이 예산안 논의를 위해 상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19일 자정(현지시각)까지 상원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미국 의회가 예산안 논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셧다운’ 가능성도 높아졌다. 오는 19일 자정(현지시각)까지 상원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일부 필수적인 직종을 제외한 모든 정부기관은 일시 폐쇄 조치를 단행하게 된다.

정부의 활동중지라는 시나리오가 주는 공포감과 달리, 시장에서는 백악관의 셧다운이 투자자들에겐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일 S&P500지수의 변동성은 소폭에 그쳤으며(0.16% 하락) 10년 만기 국고채의 수익률은 작년 최고기록에 거의 근접했다. 201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해 연방정부가 16일간 문을 닫았던 지난 13년 10월에도 2% 하락했던 S&P500지수가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1.8% 반등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시장의 고요는 지난 10년간 ‘워싱턴 드라마’가 얼마나 투자자들을 무감각하게 만들었는지 보여준다”고 총평했다. 셧다운의 위험성보다 법인세 인하의 경기부양효과가 더 크다는 뜻이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미국경제담당자인 네일 두타 또한 2013년 당시 정부의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4%에 달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폐쇄의 영향력이 낮다고 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예산한 합의문제보다 더 큰 위기가 2월 말에 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무부가 의회와 새 부채한도를 협상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이미 21조달러에 달하며, 새 예산·이민법 개혁·재난구호기금에 아동건강보험 문제까지 연방정부의 지갑을 곤란하게 만들 요소도 많다.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은 “부채한도 문제가 함께 엮이지 않는다면 시장은 셧다운 위기를 쉽게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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