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티볼리 DKR을 앞세워 9년 만에 출전한 다카르 랠리에서 완주에 성공하는 등 좋은 결과를 남겼다. <쌍용차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다카르 랠리’는 자동차 경주 대회 중 가장 극한의 환경에서 펼쳐진다. 사막과 계곡 등 험난한 오프로드가 코스의 대부분이고 완주까지 20일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말로만 위험한 자동차 경주가 아니다. 대회 창시자인 티에르 사빈이 1986년 대회에서 사망하는 등 그동안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다카르 랠리에 쌍용자동차가 모처럼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려 9년 만이다. 그 사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넘고 재기에 성공한 쌍용차는 SUV전문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거친 오프로드로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쌍용차 티볼리 DKR은 완주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당당히 완주에 성공했다. 이번 다카르 랠리는 자동차부문에 총 92대가 참가했지만, 완주를 한 것은 43대 뿐이었다. 또한 티볼리는 T1-3(이륜구동 가솔린) 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고, 자동차부문 종합순위는 32위를 기록했다.

지난 6일 페루 리마에서 시작된 ‘2018 다카르 랠리’는 볼리비아 라파즈를 거쳐 지난 20일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막을 내렸다.

다카르 랠리에 참여한 티볼리 DKR은 일반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티볼리와 차원이 다르다. 티볼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랠리 전용차다. 티볼리 DKR은 최대 출력 405hp/4,200rpm, 최대 토크 550Nm/4,200rpm의 6ℓ급 V8 엔진이 탑재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4초 만에 주파할 정도로 날렵하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차량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파일럿이라 불리는 운전자의 능력이다. 다카르 랠리는 운전대를 잡는 파일럿과 조수석에서 코스를 안내하는 공동파일럿으로 팀이 구성되며, 둘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티볼리 DKR은 오스카 푸에르테스(Oscar Fuertes)가 운전대를 잡았고, 디에고 발레이오(Diego Vallejo)가 그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유로피안 다카르 챌린지 겸 스페인 오프로드 랠리 챔피언십(CERTT) 구간 레이스인 아라곤(Aragon) 레이스에서 우승하며 다카르 랠리 진출권을 획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대회는 푸에르테스에게도 생애 첫 다카르 랠리 경험이었다. 첫 출전부터 완주에 성공한 그는 자동차부문 최고의 루키 2위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쌍용차는 1994년 코란도 훼미리로 다카르 랠리에 처음 출전해 한국 자동차 브랜드 사상 최초의 완주와 종합 8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후에도 무쏘 등으로 출전해 3년 연속 종합 10위 내 입성 기록을 세우는 등 다카르 랠리의 강자였다. 그렇기에 9년 만의 재도전과 성공적인 결과는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쌍용차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는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며 이는 판매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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