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칭타칭 ‘결단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유시민 작가는 “저도 결단을 많이 해본 사람으로서 결단을 많이 하는 게 좋지 않다”고 조언하자 안철수 대표는 “결단 그만 하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실제 안철수 대표의 정치이력을 보면 결단의 연속이다. 정치입문 과정에서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후보 양보, 18대 대선후보 자진사퇴, 새정치민주연합 결성, 민주당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당대표 재도전과 바른정당과의 통합까지 결단과 그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었다면 도전하기 어려웠던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안 대표의 결단이 있을 때마다 함께 했던 인물들이 주위를 떠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과정에서 과거 안 대표를 지지했던 상당수의 호남의원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안철수계 강연재 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한국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좌관과 당직자 등 실무진을 포함하면 숫자는 상당하다.

안 대표의 주위를 지켰던 인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유는 ‘CEO식 리더십’에 있었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결정에 있어 좌고우면 없이 결단을 내리고, 결과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질 각오가 분명하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리더십의 특성상 주위 측근들을 ‘고용인’의 관점으로 보고 논의나 토론 보다는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민주당에 있지만 과거 문국현 후보를 도왔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경영인 출신 정치인들의 특징이 있다. 주변 사람들을 동지로 보지 않고 A는 부사장 B는 이사 C는 상무 D는 부장 식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직원처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은 내가 질테니 따라만 오라’는 식의 의사결정이 많았다.”

부산지역 원로의 추천으로 안철수 캠프에서 일했던 한 실무자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현재는 한국당에 몸담고 있는 이 관계자는 “겉으로 나타나는 ‘선수’는 한 명이지만 선거는 분명히 팀플레이”라며 “동지적 관점에서 함께하고 나눠먹어야 하고 ‘안철수의 승리가 곧 나의 승리’처럼 여겨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