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장을 맡고 있던 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물러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장을 맡아온 윤갑한 사장이 돌연 일선에서 물러났다.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노조와 감정의 골을 드러낸 가운데, 그의 사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윤갑한 사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그가 맡고 있던 울산공장장 자리에 하언태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9일엔 윤갑한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과 이원희 사장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윤갑한 사장은 당초 지난해 말 물러날 예정이었으나, 노조와의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서 뒤늦게 ‘나홀로 인사’의 주인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다소 씁쓸한 뒷모습을 남기게 된 윤갑한 사장이다.

윤갑한 사장은 마지막까지 노조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퇴임사에서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고 밝힌 그는 ‘노조가 대마불사라는 잘못된 미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윤갑한 사장은 2012년 울산공장장으로 취임했다. 현대차 실적이 상승세를 이어가던 때다. 하지만 이내 실적감소 등 경영위기가 찾아왔고, 노사관계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급기야는 임단협이 해를 넘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파업 등 노사갈등으로 현대차가 입은 피해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도 “사필귀정”이라며 떠나는 윤갑한 사장에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윤갑한 전 사장 퇴임은 노조 의사가 반영된 경질”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 관계자에 따르면 윤갑한 사장은 지난해 말 노사교섭에서 10여분에 걸쳐 노조를 비방하는 발언을 한 뒤 일방적으로 퇴장했고, 노조는 이와 관련해 윤갑한 사장의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현대차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윤갑한 사장은 장기간 재직해왔으며, 최근 인사 추세에 따라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라며 “노조의 요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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