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뽑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확률이 높은 업종은 어디일까.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본격적인 상반기 취업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손길이 바빠진 한편, 올해는 취업 한파가 좀 풀릴까 하는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어떤 업종이 취업의 문을 활짝 열지, 아니면 빗장을 걸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 제조업, 양호한 분위기 속 반도체 독주

제조업 분야는 완연한 회복세가 관측된 국제 경기의 수혜를 입고 있다. UN무역개발회의가 발표하는 국제 교역량 지수는 2016년 1분기 141.3까지 낮아졌다가, 17년 2분기와 3분기 153을 상회하며 다시 장기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한국고용연구원이 1일 발표한 ‘18년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는 이와 같은 기대감이 상당수 반영됐다. 자동차(0.1% 증가 예상)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업종들이 지난 17년 하반기보다 일자리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보다 20%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조선업조차 17년의 일자리 한파에 비하면 개선된 수준이다.

2014년 이후 눈에 띄게 일자리 증가폭이 감소해왔던 기계 제조업이 대표적인 예다. 기계업종의 일자리 수는 16년 한때 0%대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인 1.9%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늘어난 인력수요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고(89.7%) 저학력취업자에 대한 수요가 높은 기계 제조업은 구인난 고민도 안고 있다. 17년 하반기에는 주인 없는 일자리 4만700곳에 단 3만1,000명밖에 뽑지 못하는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하기도 했다(미충원율 23.8%·전 산업 평균 11.7%).

전자 업종 또한 국제 IT시장의 뚜렷한 성장세에 힘입어 일자리가 1.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예외적으로 휴대폰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강화된 영향으로 수출 하락이 예상됐다.

한편 반도체는 2014~16년 동안 겪었던 일자리 확충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털어냈다. IT산업의 핵심기술인 반도체에 대한 국제수요가 높은 만큼, 작년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수출의 성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덩달아 국내 대기업과 중국도 적극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고용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반도체 직종의 일자리가 전년 상반기보다 6.5%, 약 7,000명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세계시장의 두 ‘큰손’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은 요주의 대상이다. 미국은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적용하며 무역장벽을 쌓는 한편,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예산을 요청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자체생산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중국산 제품의 국제시장 공급량을 줄여 국내기업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대 중국 수출전망을 낮추는 효과도 가진다.

최근 주요 산업별 일자리 증감률 동향 및 18년 상반기 전망. <그래프=시사위크>

◇ 외투 싸매는 건설업계… 금융‧보험업은 ‘기대’

약 200만명이 종사하고 있는 건설업계의 노동시장은 올해 가장 추운 1년을 보낼 전망이다. 공공·민간 분야에서 주택수주가 모두 감소하고,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상당 폭 깎아내는 등 시장의 성장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7년 토목투자는 전년 대비 8.8% 감소했으며, 한국고용연구원은 “18년에도 건설투자 증가세 둔화·토목투자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융·보험업은 최근 일자리가 늘어날 때보다 줄어들 때가 더 많았다. 전 직종 중 평균임금이 가장 높고 업무환경도 좋기 때문에 취업자들의 선호가 높았지만 그 문턱은 높았다(17년 하반기 미충원율 3.1%). 올해 상반기에는 오랜만에 금융·보험업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중규모 사업체의 경영·회계·사무직을 중심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1만1,000여개 일자리가 더 생겨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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