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번 '사당화 논란'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측근 기용으로 사당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올들어 잇따라 당헌·당규 결정 등 중요한 사항을 사실상 당 내부 상의 없이 결정해 또 한번 사당화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대비 차 ‘조직 정비’에 속도를 붙이면서 당 일각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나서면서 당 내부에서 ‘사당화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홍 대표의 ‘사당화 논란’을 다시 부추긴 건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셀프 공천’ 이었고, 측근인 강효상 당대표 비서실장의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 임명과 최근 특정 언론사에 출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잇따른 폭탄 행보로 더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당의 주요 의사결정권이 있는 최고위원회가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비공개 형태로 전환해 진행되면서 ‘사당화 논란’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사고지역 당협위원장 선정과 지방선거 공천룰을 정하는 당헌·당규 개정안 등 내부 소통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사실상 논의 없이 처리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를 두고 김태흠 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19일 “이 엄동설한에 당원들은 모두 추위에 떨고 있는데 당 대표가 가장 따뜻한 아랫목을 염치도 없이 덥석 차지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홍 대표도 “눈앞에 날파리가 어른거린다고 해서 거기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내 길을 간다”면서 김 최고위원을 ‘날파리’에 비유했다.

이 같은 홍 대표의 행보로 인해 당 내부에서는 “홍 대표의 임기는 올해 지방선거가 끝”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제기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홍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렸던 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할 일이 남았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내부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My way)’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홍준표의 '마이웨이' 행보

홍 대표의 이른바 ‘마이웨이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당선 이후 주변 반발에도 최측근이었던 김정권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고 측근인 홍문표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기용하는 등 이른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011년 디도스(DDoS·분산거부서비스)를 활용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공격 의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투표 문제 등으로 당이 휘청거릴 때 유승민·원희룡·남경필 당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당시 홍 대표는 “파도는 곧 지나간다”며 버틴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속된 압박에 홍 대표는 당대표 취임 5개월 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이 같은 전례를 두고 6일 한 중진 의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 지금은 참고 있지만 이 같은 홍 대표의 행보가 지속될 경우 지방선거 이후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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