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종근당의 경우 재선임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과 일동홀딩스는 ‘명예로운’ 퇴진이 점쳐지고 있다.

◇ 유한양행ㆍ종근당 연임에 무게 쏠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오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된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이후 평사원 출신 내부인사 가운데 대표이사를 선출하고 있다. 이정희 사장 또한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영업사원에 이어 유통사업부장, 경영관리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까지 오른 ‘유한맨’이다.

2015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 사장은 올해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으로 선출된 것도 임기 연장을 사실화하는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매출 1위를 달성하고, 기존 회사의 맹점이었던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1조175억원으로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를 달성한 데 이어, 2015년 1조1,287억원, 2016년 1조3,208억원, 2017년 1조4,700억원(추정치) 등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정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작년 한 해 어려운 난관들을 극복하며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기개발과 창의, 행동력이 필요하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도 오는 3월 20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종근당은 올해 매출 1조원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다 김 대표가 실적개선에 성공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영업‧마케팅을 총괄하고 2015년 대표이사로 영입된 김 사장은 종근당을 전문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때문에 이대로의 성장세라면 대표이사 연임 횟수에 제한이 없는 종근당의 경우 김 사장의 장기간 재임도 불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다. 종근당은 2016년 매출 8,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금액이다. 이어 2017년도 연결기준 8,84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 대웅제약ㆍ일동홀딩스 ‘명예로운 퇴임’ 가닥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마찬가지로 오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도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서울대 약학과 출신인 이 부회장은 연구개발부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2006년 취임이후 지금까지 최고경영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연임에 성공한다면 2021년까지 15년간 CEO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부회장은 1984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2006년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2015년 7월부터 대웅제약 부회장을 맡게 됐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고객신뢰 강화, 직원과 회사의 동반성장 등을 강조하며 대웅제약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재임 기간 R&D 투자 및 파이프라인 확대 등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5번째 연임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조직을 재구성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이 부회장의 명예로운 퇴임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영입되기 전인 2005년 대웅제약 매출은 2,80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901억원까지 끌어올리면서 올해는 매출 1조원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치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또 다른 ‘장수 CEO’이자 전문경영인인 이정치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회장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회장은 1967년 일동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해 2003년 비(非)약사 출신으로 처음 CEO에 오른 인물이다. 이 회장 취임 당시 1,500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2016년 4,76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또한 만성 B형간염 치료제, 표적지향 항암제 등의 신약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나이 등을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신약 개발과 시장점유율 확대, 유통프로세스 전환 등 다수의 성과를 남겼다”며 “올해는 중장기전략과 다양한 혁신 활동들이 성과로 실현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이 요구된다”면서 조직 간의 소통과 존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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