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호불호 언론관'에 대해 정치권이 일제히 반발했다. 홍준표 대표는 7일, 종합편성채널 MBN의 일부 보도를 문제삼아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보도국장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종편채널인 TV조선에 대해서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종보도에 노력하는 TV조선을 응원한다"고 상반된 평가를 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언론관’이 또 다시 비판받고 있다. 이번에는 특정 언론사를 응원하면서 제기된 비판이다.

지난 2일 종합편성채널 MBN의 보도를 문제삼아 해당 매체의 당 출입금지 및 취재거부 등 조치에 나선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1야당 대표가 특정 언론사를 응원하고 비판하는 행보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라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TV조선 프로가 다양해졌다”면서 “지금 방영하는 프로는 세계테마기행 요르단 편인데 참 다양하고 유익하게 꾸며져 있다. 9시 뉴스는 앵커도 훌륭하고 편집도 다양하고 내용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TV조선 9시 뉴스를 언급하며 “최근 TV조선 9시 뉴스 시청률이 폭등했다고 들었다. 아침 뉴스 퍼레이드에 나오는 앵커의 차분한 진행도 돋보인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다만 다른 방송이나 종편에서도 볼 수 있듯이 3류 정치평론가들의 내용없는 정치평론, 인터넷에 떠도는 헛소문이 사실인양 떠드는 정치 평론은 국민들을 현혹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을 거쳤으면 한다”라고 비판도 곁들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정보도에 노력하는 TV조선을 응원한다. TV조선 파이팅!”이라고 썼다.

이날 홍 대표는 TV조선 응원 게시물 게재 이후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MBN의 허위보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홍 대표는 기사를 직접 작성한 기자와 취재와 발표의 감독 책임이 있는 보도국장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홍준표 언론관’ 지적하는 정치권

홍 대표는 앞서 지난달 말 밀양 화재참사와 관련해 조선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정론지를 자처하는 언론조차 저러니 세상은 좌파정권을 찬양하는 언론시대로 가나보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종편을 겨냥해 “종편 허가권이 정부에 있다.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 종편을 절반으로 줄여버리겠다”, “MBC의 좌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종편이 전부 좌파정부의 나팔수가 됐다는 것은 참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론관에 대해 국민의당은 7일 "제 1야당 대표의 편파적 언론대응은 참으로 당혹스럽고 뜬금없는 처사”라며 “한 언론에 대해서는 출입금지와 손해배상 청구까지 하는 과한 대처를 하고, 또 다른 언론에는 응원을 하는 건 누가 봐도 자기 입맛대로 언론을 유도하는 행동들”이라고 비판했다.

장지훈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홍 대표가 한 언론의 당사 출입을 금지시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본인의 SNS계정을 통해 특정 언론을 공개 응원했다. 응원 메시지에 특정 언론사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의아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장 부대변인은 이어 “국민의 알권리를 온전히 충족하기 위해서도, 채찍과 당근 식의 언론 길들이기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홍 대표의 잘못된 언론관으로 인해 자칫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될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에게 언론은 불가근불가원 관계이어야 한다. 본인에게 좋은 기사를 썼다고 칭찬해서도 안 되고, 나쁜 기사를 썼다고 멀리 해서도 안 된다”라며 홍 대표의 언론관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는 평정심을 가지고 공평해야 하는데, 특정 언론에 대한 당 대표의 호불호가 너무 속보이는 것을 보니 과거의 균형감 있던 모습을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 언론과 함께 정의롭게 싸우던 검사 홍준표가 그립다”며 “모래시계 홍준표의 모습을 잃어버리셨으니 이제 그만두실 때가 됐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