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인터넷 설치기사들이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처우가 크게 다랄지지 않았다며 반발에 나섰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SK브로드밴드 하청노동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정규직 전환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으로, 사측이 임금·안전 문제 등과 관련해선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6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설립하고, 7월 1일자로 인터넷 설치기사 등 하청노동자들을 자회사에 편입시킨 바 있다. 이는 당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과 맞물려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이하 노조)는 7일 SK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의 직접고용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여전히 현장은 저임금과 과도한 실적관리에 시달리고 있다”며 “홈앤서비스는 최저임금 회피 꼼수와 제대로 된 산업안전교육을 외면 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안전교육과 관련해선 전주를 오르내리는 업무 특성 상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집체교육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자회사에 맞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겠다며 하청업체 시절의 실적급 체계만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앤서비스와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임금TF를 꾸려 각기 다르게 지급된 임금체계의 일원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서 노조 측은 기본급 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기존의 실적급 체계를 유지하길 원해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모든 사안에 대응하기엔 그렇다” “자회사 설립 후 과거보다 여러 면에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과정”이라며 “노조 측과 대화를 통해 고용안전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만들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노조는 조합원 5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4.5%가 여전히 자신이 비정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만사안은 ‘저임금의 굴레이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를 택한 이들이 59.8%를 차지했다. 또 임금체계 선호도는 완전월급제가 1위(58.9%)를 차지했고, 포인트제를 유지하되 고정급을 인상하는 안(23.8%), 실적급 산출은 시급으로 산출하는 월급제(17.3%)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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