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권은희(가운데), 김수민(오른쪽) 의원과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검찰 내 성폭력 진상규명 특검 수사요구안’ 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에 휩싸이면서 정치권의 특검법 발의가 이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검찰 조사단의 수사를 지켜본 뒤 특검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검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특검 도입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당은 9일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다. 국민의당 측은 “사실상의 당론 발의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번 특검 요구안의 수사대상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재수사 사건 포함)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대한 국회의원 등 권력층의 외압 의혹 사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사건 축소 및 진실 은폐 의혹사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와 관련한 검찰 고위층의 직권남용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사건 등 5가지다.

국민의당은 특검의 필요성에 대해 “2018년 2월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했던 현직검사가 수사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내부고발하면서 그간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신뢰가 깨지는 근본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또한 이번 사건은 채용비리 사건의 수준을 넘어 국회의원 등 권력층의 수사개입, 검찰의 조직적 진실 은폐와 사건축소, 검찰 고위층의 직권남용 등 의혹을 생산했다”고 적시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권성동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던 민주당은 검찰이 자체조사단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만큼 일단은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검찰 수사단이 출범했는데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 ‘힘빼기’로 보일 것”이라며 “특검은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으로서는 검찰이 별도 수사단을 구성해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임하고 있는 만큼 우선 이 수사단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촉구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 수사가 미진하고 부실할 경우 특검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밝힌 것보다는 다소 온건해진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6일에는 “검찰이 자체적으로 꾸릴 특임검사로 진상규명이 가능할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민주당은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한 진상규명이 부족하다면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이외에도 국민의당·바른정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당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검찰 내 성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내부 논의를 거쳐 공동발의에 합류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합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날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가 ‘특검 정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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