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업계 '빅3'(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 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제당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원당 가격 상승에 저당바람 등이 맞물리면서 역대급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큐원’의 삼양사와 ‘푸드림’의 대한제당은 물론 시장점유율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CJ제일제당도 예외가 아니다.

◇ 1등부터 3등까지 줄줄이 ‘어닝쇼크’

줄줄이 뒷걸음질이다. 국내 제당시장을 독점하다 시피해온 ‘빅3’(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모두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고 있다. 국내 제당산업은 지난 1950년대 말경 정부 주도로 빅3가 시장을 선점한 후, 60년간 새로운 경쟁사 진입 없이 지금의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큰 어닝쇼크를 기록한 건 대한제당이다.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가파른 실적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제기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최근 대한제당이 밝힌 잠정 영업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73억7,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7.99% 하락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하락폭도 비슷하다. 전년 대비 78.07%가 줄면서 74억5,200만원의 순이익을 남기는데 그쳤다. 대한제당이 100억원 미만의 영업흑자를 달성한 건 금융감독원에 관련 공시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 2위 삼양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오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삼양사 역시 실적이 공개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익 하락을 경험했다. 2016년 사상 첫 영업익 1,000억원 돌파에 성공한 삼양사는 1년 만에 세 자리수로 떨어졌다. 37.7% 줄어든 917억8,610만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2016년 두 배의 성장률 기록한 바 있는 삼양사는 지난해 493억1,403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과거로 회귀했다. 삼양사는 부진의 원인으로 “업황 부진”을 꼽았다.

국내 제당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전년 대비 영업익이 7.9%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두 회사와는 달리 설탕, 분당 등이 포함된 식품 부문 비중이 비교적 적어 제당 업황 부진의 영향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제일제당에서 식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인 반면, 삼양사와 대한제당은 각각 56%와 72%를 차지한다.

◇ 설탕 줄이는 사회… 제당업계, 깊어지는 고민

이들 제당 빅3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경향은 물론 정부 정책까지 당저감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내놓고 2020년까지 국민들이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10% 이내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양표시 등 당류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기업들 역시 정부 기조와 변화된 사회 흐름에 맞춰 저당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설탕이나 나트륨의 함량을 대폭 줄여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거트나 커피, 가공우유, 가정간편식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제당업계에 부담이다. 2016년 톤당 375달러이던 원당의 가격은 지난해 말 4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요인들이 겹치면서 실제 설탕 소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설탕소매시장은 2013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962억원까지 감소한 설탕소매시장은 최근 1,430억원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 섭취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이 적은 대체 감미료를 개발하거나 사업을 다각화 하는 방향으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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