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사 브로드컴이 동종업계 퀄컴에 대한 인수가를 낮췄다. 이달 초 제시했던 주당 82달러의 인수가에서 79달러로 약 4% 가까이 인하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브로드컴이 퀄컴에 대한 인수가를 낮췄다. 133조원의 인수가를 제시한 지 불과 보름만의 번복으로, 앞서 높인 인수 제안가를 다시 낮추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브로드컴의 결정은 퀄컴이 NXP 인수가를 높인 것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사 브로드컴이 동종업계 퀄컴에 대한 인수가를 낮췄다. 이달 초 제시했던 주당 82달러의 인수가에서 79달러로 약 4% 가까이 인하했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이 제안한 새로운 인수가는 1,170억달러(약 127조원) 수준이 됐다.

앞서 브로드컴은 지난 6일 퀄컴에 대한 인수 가격을 1,210억달러(약 133조원)로 상향한 바 있다. 기존 인수가였던 주당 70달러에서 12달러 높인 주당 82달러를 제시한 것이다. 인수 총액은 기존 1,050억달러에서 160억(약 18조원)달러 높아졌다.

브로드컴은 보름 만에 다시 인수가를 변경했다. 새로 제시한 주당 79달러는 현금 57달러와 브로드컴 주식 22달러로 구성됐다. 브로드컴은 이날 공개한 성명을 통해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다만 인수가는 주당 79달러다. 현금 57달러와 브로드컴 주식 22달러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인수 가격 인하의 이유로는 퀄컴이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 NXP 인수가격을 인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퀄컴은 20일(현지시각) NXP의 인수 대금을 440억달러(약 48조원)으로 상향 조정해 종전 인수가였던 380억달러에서 50억달러를 추가했다. 주당 110달러에서 127.5달러로 변경한 것이다. 

퀄컴의 결정은 브로드컴의 입장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에 성공하면 NXP 인수에 주당 110달러 이상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퀄컴이 NXP 인수 대금을 다시 낮춘다면 기존 82달러의 인수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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