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송월이 묵었던 곳으로 더욱 유명해진 골든튤립스카이베이경포호텔(사진) 위생실태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골든튤립스카이베이경포호텔 홈페이지>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1박에 99만원이나 하는 최고급 호텔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갈하게 정돈된 객실의 이면은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한 종편의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이 특급호텔의 위생실태는 명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최근 현송월이 묵었던 곳으로 더욱 유명해진 골든튤립스카이베이경포호텔(이하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얘기다.

국내 특급호텔들이 위생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한 종편 시사프로그램에서 몰래카메라 형식을 빌려 국내 특급호텔들의 위생실태를 적나라하게 공개해서다. 방송에서는 변기를 닦았던 수세미로 물컵을 씻거나 침대시트도 제대로 교체하지 않은 채 투숙객을 맞는 모습이 공개됐다. ‘최고급 수준’을 자랑하던 5성급 호텔의 객실관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장면들이 포착됐다.

문제는 일부 호텔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들은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쉽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특급호텔들의 ‘브랜드’를 믿고 객실을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선 호텔들의 이런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 고가의 숙박료는 그에 상응하는 청결과 서비스 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 불쾌감을 넘어 신뢰를 흔들 수 있는 문제다.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이하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도 이름을 올렸다.

tv조선이 공개한 영상에는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객실 청소직원이 수세미에 변기물을 적셔 변기 안과 좌변기를 닦고 세면대까지 청소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음료수 컵은 물로만 대강 씻은 뒤 투숙객이 쓴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 화장실 바닥 물기도 투숙객 수건으로 제거했다. 제작진이 미리 표시한 특수 형광물질로 확인한 결과, 베갯잇 6개 중 3개만 바꾸고 나머지는 재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개관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은 2개 동을 스카이브리지로 연결해 초대형 크루즈가 하늘 위로 올라가 있는 것 같은 외관으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를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한국의 마리나베이 샌즈’로 불린다.

최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이 묵으면서 더 유명세를 타게 됐다. 1박에 99만원에 달하는 객실료로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특히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거나 경기를 관람하는 유명인 등 VIP들이 머물며 해외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의 유명세에 숨겨진 위생실태가 불편한 이유기도 하다.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측은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호텔 측 고위임원은 20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tv조선 방송은) 몰래카메라다보니까 의심가는 부분도 있고 왜곡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보도 이후, 객실 중 상당부분을 사용하고 계신 팀의 고객께서 ‘방송 내용의 사실관계를 문의하셨고, 고객분께서 직접 여러가지 부분을 체크하신 뒤 ‘믿고 숙박하겠다’고 하셨다. 올림픽 관련 관계자분들 역시 방문해 많은 것을 점검했고, 만족하셨으며 ‘관계자들을 계속 스카이베이에 모시겠다’고 확답하고 가셨다. 이번 논란에 대한 답변은 이런 사례로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 용역은 직영(정직원)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정직원으로 고용해 운영하는 이유가 위생 및 서비스 등의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미비된 부분이 있는지 교육부터 객실정비, 고객위생 등을 구석구석 챙겼고, 보강할 부분이 있는지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측은 추가적인 질문에 대해 공식 질의서를 보내주면 답변서를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질의서를 보낸 지 사흘이 지난 현재까지도 회신이 없는 상태다.

한편 불량한 위생실태를 지적받은 국내 다수 호텔들은 위생 매뉴얼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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