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의 생산라인이 굳게 닫혀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폐쇄 방침이 통보된 한국지엠 군산공장 직원들이 혼란 속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폐쇄 방침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뜻 나서서 희망퇴직을 신청하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다. 노조는 개별 직원들의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사측이 담당할 업무라면서도 공장 폐쇄 철회를 최우선 방침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 희망퇴직이냐 반전 기다림이냐, 혼란의 군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방침이 발표되면서 대량 실업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의 강력 투쟁에도 불구, 곳곳에서 희망퇴직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속이 들리고 있다. 하지만 향후 공장이 문을 열게 될 경우 희망퇴직자들에게 재취업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 직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3일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함께 전 사원을 대상으로 3월 2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군산공장 직원들은 현재 공장이 문이 닫힌 상황에서 선택권마저 없는 상황이다. 사측은 희망퇴직을 신청할시 기존 퇴직금 외 별도로 2~3년치 연봉에 준하는 위로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공장 폐쇄 철회에 대한 희망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사실상 희박하다보니 폐쇄 방침 10여일만에 희망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대우차가 GM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자들이 이후 재취업이 좌절된 일을 겪으면서 많은 직원들이 눈치싸움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일 제83차 임시대의원회 결과 향후 투쟁 방향으로 30만 일자리지키기 대책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할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희망퇴직 신청과 관련해서는 노조에서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분명한 것은 군산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 돌입, 희망퇴직 등은 모두 노조와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현재 희망퇴직 문제보다는 애초에 사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들을 철회하는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지엠 확고... 군산시민들, 경영진 고발키로

앞서 지난 20일 노조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지엠에 대해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을 거면 국민의 혈세도 요구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또 정부에 대해서는 지엠 측에 자본투자 확약을 받아낼 것과 한국지엠에 대한 경영실태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다만 사측 또한 노조와의 대화보다는 정부를 달래는데 주력하고 있어 직원들의 대량 실업 사태에 대한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군산공장이 문을 닫을 경우 약 1만3,000명의 실업자가 속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본사 직원 2,000여명과 1,2차 협력업체 직원은 1만명 이상이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지역 고용의 22%가 군산공장에 딸린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산시 내 실업 사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26일 전북 군산시민들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경영진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고발인단 모집 후 3월 5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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