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설 연휴 등의 영향 속에 저조한 2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2월, 국내 자동차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2월에 비해 총 판매실적이 11.9% 감소했다.

물론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에 설 연휴를 보냈다. 가뜩이나 생산일수가 적은 2월에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기저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 연휴만이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아쉬운 판매실적 속엔 각 업체별 사정도 반영됐다. 특히 한국지엠은 설 연휴를 앞두고 군산공장 폐쇄 파문에 휩싸이며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지엠의 이러한 추락은 전체 판매실적 감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최악의 2월’ 각 업체별 가장 속 쓰린 ‘아픈 손가락’은 무엇이었을까.

현대자동차는 수년간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슬란을 지난해 말 단종했다. 지난 1월엔 남은 물량으로 인해 20대의 ‘마지막 판매실적’을 남겼으나, 2월 판매실적은 ‘0’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아직 아픈 손가락이 더 남아있다.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i40지만, 내수시장에선 17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기아자동차는 K9의 2월 판매실적이 39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보다 아쉬운 것은 스팅어다.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연속 4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월 1,000대 정도를 목표로 삼았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만 키우고 있다.

한국지엠은 단순히 어떤 손가락만 문제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판매실적을 이끌던 스파크는 2,000대 수준으로, 말리부는 1,100여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지난 1월에 비해 26.0%, 지난해 2월에 비해 48.3%나 떨어진 한국지엠이다.

쌍용자동차는 그나마 최근 분위기가 가장 나은 곳이다. 한국지엠의 부진 속에 내수시장 3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체어맨을 단종시켜 딱히 아픈 손가락이라 할 모델은 없다. 다만, 이제는 쌍용차를 상징하는 모델이 된 티볼리가 경쟁자 코나에게 밀렸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꼴찌에 머문 르노삼성은 한국지엠 못지않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2월에 비해 33.2%나 감소했다. 특히 나란히 2,000대 아래로 떨어진 SM6와 QM6의 행보가 뼈아프다. 또한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SUV 시장에서 좀처럼 입지를 넓히지 못하고 있는 QM3도 속을 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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