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가 고용 체질 구조 개선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 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 <농협손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비정규직 비율 업계 최다.” 농협손해보험이 붙이고 있는 불편한 꼬리표다. 2012년 출범 당시, 전문직 직원을 대거 영입하면서 높아진 비정규직 비율은 지금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 후 비정규직 비중 축소에 대한 압박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 농협손보에 신임 사장 체제가 출범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고용체질 구조 개선 작업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 비정규직 비율 37%… 업계 최고 수준 

농협손보는 2012년 농협의 신용·경제사업 분리에 따른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출범한 곳이다. 당시 농협중앙회 공제부문 가운데 손해보험 부문은 농협손보로, 생명보험 부문은 농협생명으로 각각 분리된 바 있다. 올해로 출범 7년차에 접어든 농협손보는 여러 고민을 마주하고 있다. 줄어든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한편,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건전성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고용체질 구조 개선 숙제도 품고 있다.

농협손보는 업계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체 728명의 직원 가운데 271명이 비정규직이다. 비율로 치면 약 37.2%에 달한다.

보험업계는 비정규직 비중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순이익 상위 9개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평균 8%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율이 1%대인 곳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손보사에서는 DB손보는 1.5%로 업계 최저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1.9%로 가장 낮았다.

이와 달리 농협손보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이유는 출범 당시 계약직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계약직 비중을 축소해왔지만 아직은 갈길이 먼 실정이다. 농협손보의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해 1분기 42%에서 2분기 36.9%로 줄어들었다. 다만 3분기에는 비중이 소폭 올랐다.

◇ 커지는 고용 체질 개선 압박  

문제는 비정규직 비중 축소에 대한 압박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주요 슬로건으로 내건데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농협손보의 비정규직 현황을 공개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농협손보의 고민도 깊은 실정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비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평가를 거쳐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번에 ‘0%’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노력하고 있는 것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선 신임 사장 체제로 바뀐 만큼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이어질지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농협손보는 오병관 대표를 신임 대표로 맞았다. 그는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업계 선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비정규직 축소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