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올 상반기 상황은 좋지 않다. 다행인 것은 반등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점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국내 제조사들의 영향력은 크다. 국내 제조사의 기술력이 우수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프리미엄’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제조사들은 타사를 따돌리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 상반기 국내 제조사들의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가격 하락과 고객사의 상황 등에 영향을 받아서다. 다행인 점은 이들은 각각 대형, 중소형 등의 패널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반등 기회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 ‘프리미엄’ 주력하는 국내 제조사… 상반기 성적은 ‘부정적’

디스플레이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해당하는 ‘UHD LCD(액정표시장치)’ 혹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OLED로의 사업전환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OLED에 주력하고 있으며, LCD에서도 타사와의 차별화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 1분기 실적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점유율이 높은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가 부진하자 OLED 라인의 가동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OLED 패널의 비중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타격에 “고객사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시장기대치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LG와 삼성 모두 5,000억원 이하의 영업이익에 그친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분기 당시 1조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만큼 양사 모두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 디스플레이 제조사, 믿는 구석은?… LG ‘TV’·삼성 ‘스마트폰’ 

그러나 하반기에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은 크다. 이들 2사의 주력 분야가 하반기부터 성수기에 접어들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사업 관련 ‘TV’,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사업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에서 영향력이 크다. 매년 하반기에는 세계적으로 대형 TV 구매 수요가 늘고,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하는 등의 이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위츠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총 2억6,383만장의 LCD 패널을 출하해 공급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LG디스플레이의 75인치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3% 가까이 급증했다. 65인치 기준에서도 38.5% 증가했다. TV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셈이다. 

프리미엄 TV에 탑재되는 대형 OLED 패널의 시장점유율도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약 268만원) 이상 TV 시장에서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33.2%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일본 제조사인 소니는 36.9%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와 소니 모두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OLED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패널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세하다. IHS마킷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인치 이하의 중소형 디스플레이(LCD+OLED) 시장에서 점유율 33%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OLED 패널에서 그 영향력은 더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98%에 가깝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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