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솔케미칼이 자회사인 한솔씨앤피의 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16년에는 코스닥 시장까지 진입시켰지만 성적표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지난해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올해는 배당 수익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 힘 못 쓰는 주가… 1년새 46%↓

한솔씨앤피는 모바일용 도료 전문 생산 기업이다. 모바일, IT 기기 등에 적용되는 코팅재 등을 생산하며 삼성전자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주주는 지분 50.08%를 보유하고 있는 한솔케미탈이다. 한솔케미칼은 한솔가(家) 2세 경영인인 조동혁 명예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한솔씨앤피가 코스닥 시장에 진입한 것은 2016년 1월이다.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확대 전략에 따른 수혜기업으로 지목되면서 성장성이 기대됐지만 주가와 실적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한솔씨앤피의 공모가는 1만3,000원이었다. 상장 첫해 거래 초기에는 주가가 2만원대 후반 선까지 치솟으며 선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해 5월부터 주가는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7,000~8000원대 선까지 주저 앉았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1년새 46% 떨어진 상태다.

최근 1년간 한솔씨앤피 주가 추이. <네이버 증권정보 캡쳐>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는데는 저조한 실적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솔씨앤피는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한솔씨앤피는 7억1,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3,000만원으로 88.1%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3% 줄어든 457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한솔씨앤피는 이같은 실적 부진 배경에 대해 “시장규모 축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순이익 적자전환에 배당 '브레이크' 

증권가에서는 ▲인도법인의 실적 둔화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량 정체 ▲스마트폰 케이스 소재 변화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인도법인의 경우 삼성전자 인도공장의 모바일 도료 사용비중이 축소되면서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케이스가 기존 플라스틱소재에서 메탈소재로 일부 전환되면서 모바일용 도료 수요가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자회사의 실적 침체가 심화되면서 한솔케미칼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솔씨앤피의 부진을 감안해 한솔케미칼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낮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한솔케미칼의 실적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올해는 배당 수익도 기대키 어렵게 됐다. 한솔씨앤피는 2017년 결산 배당 계획에 대한 공시를 지금까지 하지 않는 상태다. 한솔씨앤피 관계자는 “경영 상황을 고려해 올해는 결산 배당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씨앤피는 2016년과 2017년에는 주총을 파두고 보통주 500원의 결산 배당을 집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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