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 등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로 오징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 백반집에 들렀다 다소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오랜만에 먹고 싶던 메뉴인 ‘오징어제육볶음’을 주문했지만, 기다림 끝에 나온 음식엔 오징어 대신 고기와 채소가 거의 전부였던 것. “요즘 오징어가 너무 비싸서 (오징어 대신) 고기를 더 넣었다”는 게 식당주인의 설명이었다.

오징어가 금(金)값이다. 오징어가 제철인 지금 국내산 오징어와 주꾸미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이다. 통계청의 ‘2017년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살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12만톤에서 지난해 8만7,000톤으로 28%감소했다. 수산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생산량이 10톤이하로 떨어진 건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생산량이 줄면서 현재 수산시장에서는 산오징어의 마리당 가격은 1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꾸미 가격도 만만치 않다. 2007년 1kg당 8,000원이던 주꾸미는 지난해 1만6,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는 어획량이 줄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을 보면 2007년 7,000톤에 육박하던 연간 주꾸미 어획량은 지난해 3,500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오징어 조업량이 감소한 이유는 두 가지로 꼽힌다. 동해안 수온이 상승하면서 어장이 북한 쪽으로 올라 간 게 첫 번째며,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불법 조업도 우리 어선들의 오징어 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오징어 가격 상승을 불러오는 두 요인 모두 하루아침에 바로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A씨처럼 식당이나 가정집 식탁에서 오징어 구경을 하기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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