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본 참여 여부를 두고 산은과 노조가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중견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의 가세로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DB>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매각 진통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사태가 새국면을 맞게 됐다. 국내 기업 인수 가능성이 희박해져가고 있는 가운데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사를 드러내면서 더블스타의 경쟁사로 떠올랐다.

금호타이어 사태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기업 인수 후보로 떠올랐던 호반건설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뒤 하루 만에 타이어뱅크가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타이어뱅크의 등장은 호반건설과 그 성격이 다르다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호반건설의 경우 금호타이어 노조 측에서 관련 얘기가 흘러나온 반면, 타이어뱅크는 직접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대전 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금호타이어가 한국 기업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지 의견을 듣고 노조와 채권단의 생각을 들어본 후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너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타이어뱅크의 회사 규모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엔 턱없이 작다는 이유에서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전문 유통사인 타이어뱅크는의 총자산은 2016년 기준 3,639억원이며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29억원이며 영업이익은 664억원 규모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필요한 자금은 대략 6,500억원 가량. 이에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삼키는 격’이라며 금호타이어 인수 후 두 회사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번지고 있다.

타이어뱅크의 인수 참여와는 별개로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 양측이 해외 자본 유치 동의여부를 놓고 서로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수용하기로 구두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노조는 “해외 자본 유치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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