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STX조선해양 야외 작업장.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위한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완연한 봄이 찾아왔지만, 이들은 여전히 한 겨울에 놓여있는 모습이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을 찾아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2~23일 부분파업을 거쳐 26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STX조선지회는 항의서한을 통해 “STX조선은 채권단 관리하에서 4번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정규직 노동자가 3,600명에서 1,600명으로 줄어들었다”며 “법정관리를 조기종결하며 올해 15척의 배를 수주했다. 연간 20척 이상 건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채권단은 10척만 건조하라고 한다. 연간 20척의 배를 건조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 2,500명의 인원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생산직 600여명 중 500명이 넘는 인원을 해고하고 부족한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다시 채용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정비 절감을 위해서 유·무급 휴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채권단이 요구하는 고통 분담을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다”며 “고정비 절감을 위해 정규직의 75%를 해고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50% 이상 삭감된 임금을 받고 있어 비정규직 고용에 의한 고정비 절감 효용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들이 생존권을 위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일 정부와 채권단(산업은행)이 중형조선소 대책을 발표하면서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계획’을 4월 9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STX조선해양은 정규직 500명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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