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최악의 내수시장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혼란에 빠진 한국지엠이 결국 국내 자동차업계 꼴찌로 내려앉았다.

2일 발표된 지난 3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6,272대의 실적을 남겼다. 한국지엠은 “내수판매가 2월 대비 8.1% 증가했고, 스파크와 크루즈, 캡티바, 올란도의 판매실적이 2월에 비해 각각 5.0%, 141.9%, 56.8%, 20.0% 증가했다”며 좋은 면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2월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2월은 기본적으로 영업일수가 적은데, 올해는 설 연휴까지 끼었다.

실상은 최악이다. 한국지엠은 현대·기아자동차는 물론, 쌍용자동차(9,243대)와 르노삼성자동차(7,800대)에게도 밀려났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국내 자동차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다. 지난해 판매실적이 뚝 떨어진 가운데서도 줄곧 3위 자리는 뺏기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2월엔 쌍용차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3월엔 르노삼성에게마저 밀렸다.

뿐만 아니다. 매서운 성장세의 수입차업계를 이끌고 있는 벤츠, BMW도 지난 2월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월간 판매실적을 넘어섰다. 아직 집계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3월에도 비슷한 양상일 가능성이 높다. 내수시장 3위에서 7위까지 떨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판매 감소는 군산공장 폐쇄 등 한국지엠을 둘러싼 혼란과 관련이 깊다. 한국지엠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면서 판매량도 큰 폭의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은 여전히 정부 및 노조와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설사 극적인 합의로 정상화가 추진된다하더라도 이미지 회복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선 신차 투입, 특히 국내 생산 신차 투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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