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의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가 지난해 비정규직을 늘렸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100명 이상 줄었다. <한솔그룹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한솔테크닉스의 실적이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5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보통의 경우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채용 인원을 확대한다. 높아진 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솔테크닉스 직원들은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 정규직 직원은 줄고, 비정규직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 한솔테크닉스, 호실적에도 자사 인력 ‘비정규직’ 전환?

한솔테크닉스는 한솔그룹의 계열사다. 전자부품사업, LED 소재 사업, 태양광 사업, 휴대폰 사업 등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는 좋은 편이다. 실적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솔테크닉스는 연결기준 매출 9,353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은 31%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5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 한솔테크닉스는 2015년 당시 1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05억원을 달성, 1.8배가 증가한 것이다. 

한솔테크닉스의 호실적에는 전자부품 사업이 한 몫 했다. LCD TV와 무선충전 부품 등에 탑재되는 ‘파워보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출의 약 75% 가량이 휴대폰 및 전자부품 사업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실적은 인력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적이 부진해 인력을 꾸릴 여력이 없는 경우 직원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 호실적이 이어지면 채용을 확대해 인력을 늘린다.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일손 역시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솔테크닉스는 해마다 실적이 좋아지는 상황에서도 고용을 늘리지 않았다. 되레 감소했다. 2016년 당시 816명의 직원이 지난해 12월 기준 773명으로 줄었다. 총 43명이 줄었다. 전체 직원 중 5%가량이 감소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의 확대다. 전체 직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은 늘어났다. 이는 결국 정규직이 줄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한솔테크닉스의 정규직 직원은 708명, 비정규직 직원은 65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정규직 직원 규모는 2016년 대비 108명 감소했다. 일년만에 직원의 13% 이상이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0명’에서 65명까지 증가했다. 

‘차별 없는 일자리 만들기’가 고용노동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비정규직 감축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솔테크닉스가 비정규직을 늘린 것은 시대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셈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자사 홈페이지 기업정보란에 ‘인재를 중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한솔테크닉스는 경제 선진화를 위해 동반성장에도 힘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공정한 사회 등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들이 추구하는 이념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편 본지는 한솔테크닉스의 비정규직이 급증한 이유 및 정규직 감소에 대해 문의하고자 수차례 회사와 한솔그룹 측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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