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정치인과 이해관계 얽힌 노원… 공관위 구성도 친안-친유 갈려

이학재 바른미래당 지방선거기확단장이 3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6.13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의원 비례대표 청년 우선 추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옆에는 이준석 바른미래당 서울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참석해 서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차 공천 대상자를 발표한 가운데 국회의원 재보궐 지역 중 서울 노원병에 대한 공천을 보류했다. 당초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단독으로 공천 신청을 냈음에도 공관위가 판단을 미룬 것이다.

이를 놓고 이번 공천 보류가 바른미래당 양대 세력으로 불리는 소위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간 전초전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관위는 23일 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2차 공천 대상자를 발표했다.

지난 22일 공관위 전체회의에서 공천신청자가 1명인 지역을 우선 심사했으며, 재보궐선거 지역 중 울산 북구에 강석구, 부산 해운대구을에 이해성 후보를 각각 단수추천했다. 광역단체장에는 경상남도에 김유근 후보를 공천했으며 기초단체장 후보자 41명을 각각 추천했다.

노원병 공천 문제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유력 인사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고, 공천을 신청했던 이준석 위원장은 바른정당 출신으로 유승민 공동대표의 측근으로도 불린다. 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측근인사로 거론된다.

이 위원장 외에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안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당의 전략공천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는 당의 결정에 따라 당이 출마를 요구하면 선당후사 입장으로 출마할 결심과 준비가 되어있다"며 "공관위를 거쳐 결국 최고위에서 재보궐지역의 승리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당하고 유능한 후보를 고민하고 선택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략 공천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김 교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도, 당 예비후보 공모에도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 20일 국회의원 재보궐 공천 면접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위원장에 대한 공천 여부를 놓고 공관위원 간 의견이 나뉜 것으로 전해진다.

공관위원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비롯해 총 11명이며 6명의 외부인사와 5명의 내부인사로 구성됐다. 공관위 구성을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가 맡은 만큼 내부인사 중에서는 각각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가까운 인사들도 포함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노원병 공천 문제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내재된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같은 갈등은 앞서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앞두고도 드러난 바 있다.

지난달 28일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유승민 동반출마'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당 최고위에 제출하자 유 대표는 "상당히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며 경기도지사 출마설을 일축했다. 원외 지역위원장들 대부분은 과거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 위원장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이준석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관위의 '보류' 결정을 놓고 "딱 2년전 쯤에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 대한 사감으로 공천을 갖고 당 자체를 망가뜨린 일이 있다"며 "결국 부메랑은 본인에게 간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이한구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유승민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공천학살'을 자행해 선거에서 참패한 사례를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