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미국 워싱턴 D.C를 극비리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용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청와대도 이 같은 사실은 뒤늦게 인정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의 이번 방미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종 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지난달 24일에도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보좌관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전 마지막 의제조율을 한 바 있다. 이번 정 실장의 방미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은 미국 NSC 요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이 비공개 방문을 요청해서 부득이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았다”며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논의를 미국 측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심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는 점에서 판문점이 가장 유력한 장소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측이 정 실장의 방문을 요청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 판단을 전제로 “장소와 관련된 건 스몰딜인 것 같다”며 “북미정상회담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 진행이 되고 있는데, 조금 더 빅딜과 관련된 게 아닐까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실장의 동선에 대해 청와대가 잘못된 공지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이번 비핵화 논의의 핵심 관계자다. 따라서 그의 일정이나 동선은 물론이고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관심대상이다. 언론에 밝히지 않은 채 비밀리에 미국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정 실장의 서울 체류 여부가 매일 질문으로 나왔고 청와대는 “서울에 있다”고 답해왔다. 정 실장이 출국한 날로 추정되는 전날에도 청와대는 “연가를 내셨다”고 말했고, 이날은 “스토커가 아니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 실장이 실제로는 미국을 방문 중이라는 게 사실로 드러나면서 다소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 실장이 원래 외교관 출신이기도 하고 NSC 관련 미팅은 사전 비공개 사후 공개가 원칙이고 재차 미국 측이 비공개를 요청해왔다”며 “미국에 간다고 발표를 하면 사전에 (미국 NSC 접촉이) 공개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 실장이) 휴식이라고 이야기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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