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올 시즌 결과는 남은 두 경기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리버풀은 올 시즌 아직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으나 꽤나 성공적인 행보를 걸어왔다. 리그에선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선 모처럼 결승전에 진출한 상태다.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 선수로서 오랜만에 30골 고지를 넘어섰고, 득점왕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위르겐 클롭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으로 인해 ‘신흥 라이벌’ 관계가 된 맨체스터 시티의 EPL 무패행진을 마감시켰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전 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제 리버풀에게 남은 2017-18시즌 일정은 단 두 경기. 한국시간으로 오는 13일 브라이튼과 최종전을 치르고, 27일엔 레알 마드리드와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유종의 미’가 중요한 것은 어떤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리버풀은 조금 더 특별하다. 남은 두 경기에 따라 올 시즌의 결과가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우선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할 경우 리버풀은 EPL에서 4위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2004-05시즌 이후 13년 만에 유럽 최강자로 등극하게 된다. 올 시즌 EPL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한 맨체스터 시티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제압한 만큼 의미도 크다.

반면 최악의 시나리오도 살아있다. 리버풀은 현재 EPL 3위 자리를 확정지은 상태가 아니다. 3위보다 위로 올라갈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4위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1경기를 남겨둔 리버풀의 현재 승점은 72점. 이를 쫓는 토트넘과 첼시는 각각 승점 71점과 69점을 확보한 상태다. 그런데 이 두 팀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리버풀이 브라이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리버풀의 최종 승점은 72~73점이 된다. 토트넘과 첼시가 1승 1무 정도의 성적만 거둬도 리버풀은 5위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EPL에서 5위로 미끄러진 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패한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최종전을 앞두고 EPL 3위였던 팀을, 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팀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토트넘과 첼시가 리퍼풀을 제치고 EPL 3·4위를 차지한 상태에서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경우다. 이 경우 리버풀은 EPL 4위로부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빼앗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EPL 4위를 차지한 팀에겐 눈물 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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