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는 업황 호조에 힘입어 주목할만한 실적 성과를 냈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 1분기 영업이익 ‘뚝’… 업계 호황기 걷이나 

김교현 대표는 지난해 3월 롯데케미칼의 대표에 올랐다. 그는 그룹 오너 리스크로 조직 안팎이 어수선한 와중에도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부문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하는 성과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LG화학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영업이익으로 2조9,29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롯데케미칼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가 호황을 누린 가운데 롯데케미칼도 수혜를 톡톡히 봤다.

다만 올해는 만족스럽지 못한 첫 출발을 보였다.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8% 감소한 6,62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15.3% 줄어든 5,43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3.2% 증가한 4조1,232억원을 시현했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신통치 못했다.

유가상승과 환율하락이 겹치면서 수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주력인 올레핀 부문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3% 하락하면서 수익 감소를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자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2분기부터는 개선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교보증권 손영주 연구원은 “5월 이후 유가상승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매수 자제를 언급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찍이 시장에서 예견됐던 부분이다. 김교현 대표 역시 지난 3월 주총에서 “작년보다 업황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 보호무역기조가 강화하고 있는데다 국제유가 상승세와 셰일가스 공급물량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거론됐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기존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추가적으로 사업을 개발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올해부터 김 대표의 리더십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불확실성 확대에도 견고한 실적을 낼 수 있는지가 그의 리더십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 잇따르는 사고… 안전경영 빨간불

그리고 김 대표가 풀어야 과제로 또 다른 이슈도 있다. 바로 ‘안전경영’ 이슈다.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사장 체제가 출범한 이래, 유독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안전관리시스템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뉴시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에서 전기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9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앞서 같은 해 7월과 9월에는 울산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이어, 또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1월에는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 BTX공장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이 5톤가량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또 3월에는 롯데케미칼 합작법인인 롯데베르살리스 여수공장에서는 화재와 사망사고가 각각 일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롯데케미칼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안전사고와 리스크 예방을 위한 적극적 투자와 철저한 현장점검으로 안전한 업무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대산 BTX공장에서는 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이같은 포부를 무색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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