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환담을 하고 있는 모습 <신화/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두 번째 북중정상회담을 열었다. 남북정상회담 전 열렸던 1차 북중정상회담 이후 40여일만의 일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미국의 압박을 견제하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와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이번 북중정상회담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7일 전용기편을 이용해 중국 랴오닝성 다롄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 등에서 북한 고려항공의 항공기를 봤다는 목격담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7일 오후 회담과 환영만찬을 각각 진행했으며, 주로 한반도 정세와 북중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이들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첫 번째 만남 이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 및 한반도 상황은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뒤 “조중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 변함없는 순치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북중관계에 ‘순치’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북중동맹 재확인 및 공동합의 이행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고위급 교류 및 양국 공통이익 보호 ▲민간 친선교류 확대 등 네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조선중앙은 “외교적 관례와 격식을 초월하여 조중 두 나라 인사들이 한집안식구처럼 어우러져 따뜻하고 진실한 정과 상봉의 기쁨을 나누는 연회장에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8일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친교 산책 행사도 있었다. 배석자 없이 두 정상이 방추이다오 해안가를 거니는 장면이 보도됐고, 바다를 바라보며 만들어진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산책을 본 따 기획한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수행했으며, 지난번과 달리 김여정 제1부부장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북중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중국 측의 언질을 받고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다렌 회동 사실은 중국 정부가 우리 쪽에 미리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중정상회담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던 8일 오전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상당한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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