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본격적인 참전으로 국내 보안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ADT캡스 홈페이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K텔레콤이 보안업계 2위 ADT캡스의 인수를 결정하면서, 국내 물리보안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을 발판삼아 ADT캡스가 보다 다양한 보안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업계 1위인 에스원의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겠지만, 단기적으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SK텔레콤, ADT캡스 인수… 신성장동력 마련

SK텔레콤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ADT캡스의 주식 100%를 보유한 사이렌홀딩스코리아 지분을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공동 인수키로 결정했다. 부채를 제외한 순수 인수가는 1조2,760억원으로,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갖는다.

이는 지난 2016년 보안업체 NSOK의 인수에 이은 것으로, 절차가 완료되면 SK텔레콤은 국내 보안시장에서 (지난해) 매출기준 2위(ADT캡스 28%+NSOK 4%)에 오른다. 현재 업계 1위는 일본 세콤이 대주주로 있는 에스원(56%)이며, KT텔레캅이 12%를 점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AI·IoT·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ADT캡스에 결합시켜, 과거에 없던 새로운 보안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인수대금의 적정성에 이견을 보이긴 하지만, 대체로 ‘잘 샀다’는 반응이 나온다. 포화된 이동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신사업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데다, 통신기술과 보안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하지만 국내 보안시장은 2012년부터 연평균 8.7%로 성장했고, 지난해 이후 연평균 7.5%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인 무선에서 요금인하 등의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사업의 다각화라는 측면이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DT캡스를 인수키로 한 SK텔레콤의 보안사업 추진방향.< SK텔레콤>

◇ 보인시장 지각변동 불가피… 고립된 에스원, 운명은?

업계에선 무선통신시장 1위인 SK텔레콤의 참전으로, 보안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CCTV 및 경보에 따른 출동 등 기존의 단순한 보안서비스에서 벗어나 ICT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출시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점유율 1위인 에스원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거대 파이를 손에 쥔만큼 잃기도 쉬운데다, 타 사업자들과 달리 ‘통신사’ 우군이 없기 때문이다.

즉, SK텔레콤이 합류한 ADT캡스 또는 3위 KT텔레캅의 경우, 유선인터넷과 IPTV를 연계한 마케팅을 비롯해 홈IoT와 연계된 서비스 확장 등이 용이하다. 신상품 출시도 같은 계열사인 만큼 재빨리 출시가 가능하다. 반면 이통사와 접점이 부족한 에스원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에스원은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에서 대표 보안업체로 등록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로 에스원과의 제휴관계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일각에선 SK텔레콤의 사업방향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에스원의 급격한 위치변동은 없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목표로 한 ADT캡스의 매출을 고려하면 출혈경쟁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에스원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2.8% 하락하겠지만, 당분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텔레콤은 홈시장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라며 “단기적으로 대형상점과 법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에스원보다, KT텔레캅과 경쟁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보안산업은 단순 물리보안에서 ICT와 결합되면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진화 중”이라며 “에스원도 이에 발맞춰 딥러닝 기술이 탑재된 얼굴인식 출입관리시스템 및 스마트시티 솔루션 등 보안영역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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