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신원CK모터스 사장이 10일 서울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신차발표회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신원CK모터스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5년 뒤 수입차업계 1위가 목표다.”

이강수 신원CK모터스 사장이 10일 동풍소콘 신차발표회를 통해 밝힌 일성이다. 그의 말대로 중국자동차가 한국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마냥 불가능한 일 또한 아닐 것으로 보인다.

동풍소콘은 중국 자동차업계 2위 동풍자동차의 해외판매 자회사다. 지난해 다른 업체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판매부진 및 경영악화로 파산한 바 있다. 이에 이번엔 중국자동차 수입판매 경험이 있는 신원CK모터스와 손을 잡았다. 신원CK모터스는 신원종합개발에 인수된 중한자동차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중국 북경자동차의 해외판매 자회사인 북기은상 자동차를 수입 판매해왔다.

신원CK모터스는 이날 K01 등 동풍소콘 경상용차 및 밴 4종과 함께 중형SUV ‘글로리(Glory)’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글로리는 올 하반기 가솔린 모델부터 판매를 시작해 내년 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첫 중국산 친환경 SUV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강수 사장은 5년 뒤 수입차업계 1위를 목표로 제시하며 “수입차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사표라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거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벤츠, BMW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름잡고 있고, 그 어떤 시장보다 소비자들이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시장이기 때문이다.

신원CK모터스는 경상용차 뿐 아니라 SU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에정이다. <신원CK모터스 제공>

특히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산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보단 부정에 가깝다. 몇몇 중국산 전자제품들이 뛰어난 가성비로 이미지를 개선시키기도 했으나, 자동차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제품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고, 그만큼 안전은 물론 평판 등 많은 부분을 따지게 된다. 가성비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시장이다.

이강수 사장도 이러한 측면을 인정했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높은 품질기준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리의 경우 2008년부터 이탈리아 등 유럽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유럽 디자이너와 기술자들을 대거 영입해 꾸준히 품질 수준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다. 중국자동차 시장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 시장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진출해있고,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엔 ‘짝퉁 자동차’ 등으로 비웃음을 사기도 했으나, 경제발전과 함께 시장의 질적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1위’ 목표달성을 위해선 서비스품질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이강수 사장 역시 “A/S는 자동차의 시작이자 끝이라 생각한다”며 “A/S 만큼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신원CK모터스는 현재 114개의 전국 지정정비 A/S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며, 모회사의 안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A/S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실제 품질, 그리고 A/S 등의 과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신원CK모터스와 동풍소콘은 충분히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뛰어난 가성비는 물론, 틈새시장 공략이란 또 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차가 수입차업계에서 위상을 높이는 날이 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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