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대북공작금을 유용해 포청천 팀을 만들고, 권양숙 여사의 해외 방문은 물론 국내 활동까지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재임시절 대북공작금을 유용해 일명 ‘포청천’ 팀을 만들었다.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의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뒷조사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까지 불법 사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MBC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권양숙 여사가 2011년 하반기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당시 포청천 팀에서 미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권양숙 여사가 베이징에서 북측 인사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이 내세운 명분이다. 실제 포청천 팀은 권양숙 여사가 베이징에서 만난 사람과 방문 장소 등을 국정원 고위층에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권양숙 여사와 북측 인사의 접촉 사실은 없었다.

당시 권양숙 여사는 아들 노건호 씨를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건호 씨는 LG전자 중국법인에 몸담고 있다. 현재도 중국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대에서 국제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타진됐지만, 권양숙 여사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권양숙 여사의 해외 방문은 물론 국내 활동까지 감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특히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상대로 포청천 팀의 불법사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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