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의 모티브가 된 ‘흑금성 사건’은 1990년대 후반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몰고 온 바 있다. <영화 ‘공작’ 스틸컷>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영화 ‘공작’이 칸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기대감을 한껏 높이면서, ‘공작’이 모티브로 삼은 ‘흑금성 사건’도 주목을 받고 있다.

‘흑금성 사건’은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후보로 나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가 벌인 ‘북풍’ 공작 사건이다.

‘흑금성 사건’에서 ‘흑금성’은 안기부가 (주)아자커뮤니케이션이란 곳에 위장취업시킨 박채서의 암호명이다. (주)아자커뮤니케이션은 당시 북한의 금강산과 백두산, 개성 등을 배경으로 남북한의 인기 연예인들이 함께 출연하는 TV광고 제작을 추진하고 있었다.

안기부는 박채서, 즉 ‘흑금성’을 통해 대북사업 관련 공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 공작원으로 (주)아자커뮤니케이션에 투입된 박채서의 임무는 북한 측 고위인사들과 접촉해 해당 사업을 성사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작은 1998년 3월 이대성 안기부 전 해외실장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당시 이대성 전 실장은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인사의 접촉내용을 담은 기밀정보를 폭로했으며, 여기엔 ‘흑금성’의 활약상도 포함돼있었다.

결국 ‘흑금성’이 박채서란 사실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아자커뮤니케이션이 추진했던 사업은 북한 측의 반발로 물 건너가게 됐다.

이에 (주)아자커뮤니케이션 측은 흑금성을 위장취업시킨 안기부 때문에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78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2003년 6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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