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가운데, 박원순 시장의 지지율과 당선가능성이 과반을 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데이터=KBS, 한국일보, 한국리서치>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주로 민주당 소속 구청장 후보 개소식 참석 등 본인을 내세우기 보다는 ‘지원사격’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대세론' 굳히기와 함께 당내 세력 구축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5일 상징성이 큰 첫 선거운동 일정은 서울 송파구 출근인사로 잡았다. 이른바 강남3구로 불리는 송파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다. 보수강세지역을 공략해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여기에는 민주당과 주파수를 맞추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민주당은 송파을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이 함께 치러지는 만큼, 송파구를 핵심전략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다른 후보자들을 선거운동 현장에서 소개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 송파을 재보선에 출마한 민주당 최재성 후보에 대해 “정권교체에 가장 중요한 공훈을 했으며 혁신정치의 아이콘”이라고 추켜세웠고,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를 향해서는 “유능한 법조인일 뿐만 아니라 지역행정에 경험을 많이 갖춘 후보”라고 높이 평가했다.

송파구에서 첫 일정을 소화한 뒤에는 노원구와 중구를 찾아 각급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힘을 보탰다. 김성환 노원을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노원구 각급 후보자 및 당원간담회를 진행했고, 이후 중구로 자리를 옮겨 서양호 중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서양호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면 저와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중구를 탈환해야할 전략지역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서울시장 선거운동 방식과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박 후보는 홀로 배낭을 짊어지고 서울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배낭행보’를 했었다. 당과 일정부분 거리를 둔 채 본인의 소탈함과 소통능력에 방점을 찍은 방식이었다. 아침운동을 하는 시민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거나 ‘도시락 번개 모임’ 등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는 반대로 본인이 뒤로 물러서는 대신 다른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홍보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선거구호도 ‘더불어승리’로 잡았다. 이는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당내 세력 부재를 만회하는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을 그대로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는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다. <KBS>와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53%로 집계됐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10.5%,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15.2%였다. 경쟁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 것과 비교해도 2배 이상의 격차다.

당선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무려 68%에 달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박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김문수 후보 혹은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각각 5.6%, 8.7%로 지지율 보다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는 KBS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다.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서울 거주 남녀 유권자 800명이 최종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전체 응답률은 15.9%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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