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가 회고록 서문에서 “권력에 관심이 없었고, 권력을 나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세 논란은 “누가 만들어낸 얘기”라는 것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나는 누구인가’ 최순실 씨가 작성 중인 회고록의 제목이다. 그는 “세월이 지나 역사가 어떤 평가를 하든 적어도 항변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야 “가족들이 삼족을 멸하지 않고 도망 안 다니면서 살 수 있게” 될 것으로 믿었다. 서문은 지난 11일 부인과 수술을 앞두고 작성했다. 전신마취 수술인 만큼 “건강에 대한 자신과 기억이 자주 없어짐에” 서둘렀다.

월간조선을 통해 뒤늦게 공개된 최순실 씨의 서문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불린데 대한 반박과 억울함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역대 정권에서도, 지금 현존하는 정권에서도 누구나 이름 없이 도와주는 사람들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그들이 다 비선실세이면 대한민국의 실세는 누구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최순실 씨는 음모이자 정치적 보복이라고 생각했다. “독일로 가기 전 한 번도 검찰에서 출석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며 도피를 부인하던 그는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각본대로 움직여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정타가 됐던 태블릿 사건은 “조직적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제기된 의혹을 쉽게 믿었던 것은 부친 최태민 씨 때문이라고 봤다.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최순실 씨는 억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실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를 요구하거나 목표로 한 적도 없고 권력을 나눠 받은 적도 없다”면서 “실제로 관심도 없었다. 그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들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신의이자 믿음이고, 의리였다고 생각했다는 것. 최순실 씨는 “(비선실세라는 말을) 누가 만들어낸 얘기인지 정말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씨는 “나로 인해 가장 고통 받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과 고통을 드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나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에 혼란과 충격을 드린데 대해 사죄드리고 싶다”면서 “죄 없이 당해야 하는 가족들의 고충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 구치소의 작은 독방에서 가슴이 저며 오고 고통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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