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가 2년 만에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동차판매 대리점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인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조(이하 판매연대노조)’가 2년여의 진통 끝에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30일 판매연대노조의 가입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6년 5월 가입신청을 한지 꼭 2년만이다.

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 승인이 미뤄진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때문이었다. 판매연대노조는 자동차회사와 판매위탁 계약을 맺고 영업하는 ‘대리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특수고용노동자로 구성됐다. 이들의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한 것은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자동차지부 판매지회 등이다. 이들은 ‘직영점’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정규직으로 구성돼있다. 판매위원회와 판매지회는 대리점 소속 판매노동자들이 사은품 증정이나 할인 등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했다며 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을 반대했다.

이들의 관계는 갈등이 불가피한 구조였다. 직영점 소속의 정규직 판매노동자는 기본급과 함께 판매에 따른 수당이 지급된다. 반면 대리점 소속의 판매노동자는 기본급이 없는 대신, 판매에 따른 수당이 훨씬 많다. 대리점 소속 판매노동자 입장에선 할인 등 여러 혜택을 주고서라도 자동차를 판매해야 수당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수당이 훨씬 적은 직영점 소속 판매노동자는 혜택을 제공할 여력이 없었고, 이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년이란 시간이 말해주듯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고, 봉합은 쉽지 않았다. 관련 내용을 다루는 회의에서 폭행 사태가 벌어질 정도였다.

이러한 갈등 속에 판매연대노조의 가입을 승인한 금속노조는 회사의 불합리한 판매구조로 인한 노-노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담화문을 통해 “17만 금속노조 내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해관계, 완성차사들 간의 경쟁 관계, 조선사 간의 경쟁 관계 등 수많은 이해관계의 충돌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자본이 만들어 놓은 결과”라며 “단순히 가입 승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조직 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논의 기구를 만들어 책임있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노노갈등은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이어졌던 사안이다. 판매연대노조의 금속노조 가입 승인이 이러한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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