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이 재무개선과 조직 쇄신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석유공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추락한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부실투자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양수영 사장 체제 출범 이래 조직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험난한 행군이 예고되고 있다.

◇ 부채율 670%… 재무개선 작업 '비지땀' 

지난 3월 취임한 양수영 사장은 내부개혁과 재무개선을 위해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선은 해외자원개발 투자 손실 사태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를 위해 개혁위원회와 기업회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난달 1일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구조조정 작업에도 본격적인 신호탄을 쐈다. 조직 개편을 통해 팀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3급 이상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도 이끌어냈다. 양 사장은 솔선수범의 각오로 임금 5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워낙 부채 규모가 큰 상태인 만큼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석유공사는 MB정부 시절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에 4조5,000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부실 기업을 추락했다. 이 때문에 2008년 73.3%에 불과했던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기준 674.03%까지 치솟았다. 최근 몇 년간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지만 부채율은 매년 올라갔다.

임직원 기강 강화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사 내에서는 임직원들의 불미스런 사건들이 속출했다. 한 중간 간부가 상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직원들의 근무실태 소홀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양 사장 취임 전에 발생한 사건이 대부분이지만 공사 신뢰 회복과 조직 쇄신 작업에는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모 지사에서 근무하던 4급 직원 A씨와 3급 팀장 B씨는 지난 3월15일 저녁 회식 자리 회식 후 귀가하던 도중 직원 평가 문제를 놓고 의견 다툼을 벌였다. 급기야 버스터미널에서 A씨가 상사인 B씨를 폭행한 것으로 내부감사 결과 조사됐다. 공사 감사팀은 조사 결과 A씨의 과거에도 직원들을 상대로 다소 과격한 언행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품위 위반 등을 이유로 정직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 폭행부터 성추문 사건까지… 공사 신뢰도 회복 '험로' 

여기에 감사팀은 지난 4월초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끝에 개인평가와 지사 운영에 대한 부적정한 실태를 대거 적발해 관련한 임직원들에 징계를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사 내 또 다른 임직원은 성비위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올라온 내부 감사 결과 공시에 따르면 모 지사 팀 직원 C씨는 수사관으로부터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보호관찰소선도위탁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처분통보서를 통해 “C씨가 만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동종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등의 사유를 참작해 보호관찰소의 성폭력 재범방지 교육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감사실 측은 “공사의 위신과 체면을 손상시켰다”며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정직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유연근무제 도입 후 출근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직원들 2명이 적발되는 등 임직원들의 기강 해이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