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장비 및 부품 업종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업종으로 뽑혔다. 반면 반도체 업종지수는 작년 말 대비 8.6% 하락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었던 코스닥시장이 다시 날개를 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798.42p를 기록(종가 기준)했던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30일엔 874.22p로 높아졌다. 수익률은 9.5%, 동기간 코스피지수가 2.4% 하락한 것에 대입하면 11.9%에 달한다.

◇ 운송장비 업종의 불안한 상승세

코스닥시장의 29개 업종 중 작년 말에 비해 업종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은 운송장비·부품 업종이었다. 5,474.45p에서 8,953.24p로 63.5% 증가했다.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의 특성상 최근 호조를 보인 수출실적이 주가지수 상승의 이유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발표하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 자동차 부품 품목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국산차의 판매 회복과 중동·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가 원인으로 뽑혔다.

다만 운송장비 업종에 대한 투자실적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하방리스크로 뽑힌다.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기타운송장비 업종에 대한 1분기 투자증가율 자체는 17.9%(전기 대비)로 준수했다. 그러나 이는 21.9%에 달했던 2월 증가율의 영향이며, 3월(3.0%)과 4월(-17.4%) 실적은 좋지 못했다. 생산능력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3.9%, 가동률지수는 6.5% 감소했다.

업종 간 상관관계가 큰 자동차산업의 부진도 불안요인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5월 수출증가율(1일~20일)은 13.0%로 양호했지만 범위를 2018년 전체로 넓히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한편 인터넷 업종지수가 54.1% 증가한 데는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국내 쇼핑구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말 코스닥 인터넷업종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온라인 구인·구직사이트였던 반면, 현재는 온라인쇼핑몰과 가격비교사이트가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8조7,408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29개 업종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비금속업계도 3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제 비금속광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작년 12월 239.8이었던 비금속광물 공급자가격지수는 올해 4월 247.2로 상승하며 장기성장추세를 이어갔다.

◇ ‘역대 최고실적’에 가려진 중소 반도체업체의 현실

전체 코스닥시장은 10% 가까이 성장했지만, 6개 업종은 작년 말보다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하락률이 가장 컸던 것은 반도체업종. 반도체업종의 코스닥지수는 1,260.47에서 1,151.78로 8.6%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것이 다름 아닌 반도체업종이었다는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당혹스런 결과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올해 1월 발표한 ‘반도체 산업 호황의 그림자’ 보고서는 반도체산업의 호황에 가려진 중소형 업체들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작년 2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증가율이 45.6%에 달한 반면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5.4%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에서는 격차가 10배까지 벌어졌으며, 중소·중견기업의 20.7%는 영업이익 적자 상태였다. IBK경제연구소는 “동일산업 내에서도 기업규모와 기술경쟁력에 따라 성과 차이가 뚜렷한 ‘착시현상’이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간 성과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국내 반도체업체 연구개발집약도는 1.4%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기술경쟁력이 취약한 중소형 반도체기업들의 미래는 현재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공급과잉 우려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중 중국산 메모리반도체가 대량 공급됨에 따라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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