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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의 옥살이] 사법농단에 ‘입김’ 작용했나
우병우 전 수석이 불법사찰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 6개월이다. 제기된 혐의에 모두 부인해온 그는 “진실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되기 전엔 도주할 생각이 없다”며 보석을 청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감옥을 나갈 수 있을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뜻이다. 증거 인멸을 우려하는 “검찰의 주장은 과하다”고 토로했고, 도주 가능성에 대해선 23년간 검사를 지낸 사실을 환기시켰다. “피고인이 도주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의미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진실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되기 전엔 도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에서 진행된 심문기일에서다.

◇ 양승태 측근 임종헌과 비밀회동 의혹 제기돼

하지만 석방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됐다. 보석이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구속을 피할 수 없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 1심을 맡은 형사합의33부는 우병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미 불법사찰 혐의로 구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병우 전 수석이 보석으로 석방될 경우 1심 재판부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우병우 전 수석은 ‘정치적 보복’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추가 기소된 불법사찰 혐의에 대한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여기서도 실형이 선고되면 수감 생활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병우 전 수석의 독서 시간 또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독서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역본만 31권에 달하는 중국 역사서 ‘자치통감’을 읽고 있다는 후문이 나왔다. 이외 특별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비교적 수감 생활에 잘 적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덧붙여졌다. 구치소 측은 방송을 통해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새로운 혐의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임시절 재판거래 의혹에서 청와대 창구로 거론되고 있는 것. 김명수 대법원장의 결단으로 해당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이어질 경우 우병우 전 수석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양승태 사법부는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하는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견제 심리로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우병우 전 수석이 2015년 7월31일 청와대에서 비밀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임시절 재판거래 의혹에서 청와대 창구로 거론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한 해명은 아직 없다. <뉴시스>

회동 시점이 중요하다. 두 사람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기 1주일 전에 만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파기환송을 결정한지 보름이 지났을 때다. 공교롭게도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회동 다음날 승진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전직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차장이나 기조실장이 청와대 수석을 만나는 일 자체가 없다. 두 사람이 특별한 내용을 가지고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임종헌 전 차장은 사표를 내고 퇴직했다. 그는 우병우 전 수석과 비밀회동을 가진 것으로 보도된데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명백한 오보”라고 전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 재판을 왜곡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제가 막지 못한 책임으로 통감한다”고 밝혔다. 우병우 전 수석은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미연 기자  pink2542@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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