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우리 측 수석대표와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판문점 통일각에서 회담을 마친 뒤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10여 년 만에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양측은 동서해지구 군통신선 정상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에 합의했다. 2004년 열렸던 1차 남북 장성급 회담 합의내용의 이행 차원에서다. 다만 문안 조율 과정에 이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15일 김도균 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리 측 대표단과, 안익산 중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했다. 판문점 선언의 군사분야 이행을 위한 양측의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만남 초반 분위기는 훈훈했다. 안익산 북측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문방문 때 심었던 소나무의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심은 나무의 푸르름과 함께 10.4 정신 살아있고, 6.15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의 마음을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측 김도균 대표는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대화를 나눈다면 모두가 기대하는 성과를 꼭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회담을 마친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서해 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4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며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는 문제에 대해 상호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쌍방은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됐던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는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수립하는 문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 등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안조율 과정에서 진통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양측은 오후 3시부터 공동보도문 문안작성에 들어가 오후 8시 40분 경 종료됐다. 예상보다 문안작성에 상당한 시간이 들었던 셈이다. 이를 위해 양측 수석대표가 오후에만 세 차례나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북측 안 수석대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마무리 자리에서 그는 “회담 문화를 창조하고 속도에 있어서나 질의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나 사실 모범 전투를 치러보자고 했던 것인데 참 아쉽게 됐다”며 “귀측의 상황을 이해는 하는데 앞으로는 준비를 잘해 이런 일이 없게 하자”고 말했다.

회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우리 측 김 수석대표는 “군사분야 의제가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내용이 많아 최종 조율 과정에서 대표 접촉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지체된 점이 있다”며 “여러차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까 (북측의 반응이)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견’이 있었던 대목을 묻는 질의에는 “이견이 있었다고 하기 보다는 (군사분야) 과제들의 성격이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평화지대화 문제 북방한계선 일대의 문제는 그 의제 자체가 사이즈가 큰 것이기 때문에 입장을 조율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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