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내부 갈등’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은 홍준표 전 대표가 사퇴하고, 소속 의원들이 “잘못했다”면서 카메라 앞에서 무릎까지 꿇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무릎꿇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책임 공방을 벌였다. 일부 중진 의원들이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반성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국민들께서 한국당에 등을 돌린 참담한 현실 앞에 처절하게 사죄를 드리며 반성문을 올린다”면서 “상투적인 변화와 단절하고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은 길을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만 바라보고 나아가겠다. 국민 여러분, 저희가 잘못했다”고 반성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같은 날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분열된 보수의 통합을 위해 새로운 보수당 재건을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차기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는 초선 의원인 윤상직 의원도 동참했다.

반면,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헌신하겠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심재철·나경원·김용태 의원,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초선 의원들도 같은 날 지방선거 참패에 “당이 잘못가는 부분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고 많은 고언을 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는 한편, ‘중진의원 은퇴’를 촉구했다.

김순례·김성태(비례)·성일종·이은권·정종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년간 보수정치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중진들은 정계 은퇴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결국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당권 도전 시사’, 초선 의원들은 ‘중진의원 사퇴’를 각각 주장하며 지방선거 참패 책임 공방에 나섰다. 또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을 두고 여전히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