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정치를 접고 본업으로 돌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낙선 뒤 딸 설희 씨의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 졸업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두고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측근들조차 당 안팎의 불만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진영 전 서울동작구청장 후보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역사의 어느 전쟁에서 패장이 패배한 부하들 놔두고 가족 만나러 외국에 가버린 사례가 있느냐”며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여기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정계은퇴를 고언했다. 같은 날 KBS에 출연해 “새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동기는 괜찮았지만 노력이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했다”면서 “이쯤에서 정치를 접고 본업으로 돌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한때 ‘안철수 현상’이란 말이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자연인 이름 밑에 현상이 붙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후보의 역할론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에도 쓴소리를 냈다. 그간 ‘망각지대’에 있으면서 “보수의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은 “국민들이 볼 때 이질적인 사람들끼리 합친 구태의 정치형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도 아니고 자유한국당도 아닌 중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중도라는 게 그게 중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으로선 뼈아픈 지적이다. 더욱이 윤여준 전 장관이 한때 안철수 전 후보의 멘토로 불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윤여준 전 장관은 2011년 안철수 전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를 돕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졌다. “(윤여준 전 장관이 멘토라면,) 멘토는 300명쯤 된다”는 안철수 전 후보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이후 2013년과 2016년 신당 창당 추진 과정에서 다시 손을 맞잡았으나, 그때마다 합당 이견으로 등을 돌렸다. 세 번째 결별을 맞은 두 사람은 왕래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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