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응원에 참석한 시민이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0대1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조금이나마 달아올랐던 월드컵 열기마저도 일찌감치 식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4년에 한 번 찾아온 대목을 기대했던 업계는 울상이다.

이번 월드컵은 역대 어떤 월드컵과 비교해도 그 열기가 잠잠했다. 특히 월드컵 시즌이면 떠들썩하게 이어지던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앞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과 내용을 남긴 축구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기대 이하의 모습만 보여줬고,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도 아쉬움이 컸다. 이로 인해 축구대표팀을 향한 국민적 기대 및 응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른 하나는 외부적 요인이다. 6·12 북미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이슈가 이어지면서 월드컵이 가려졌다.

그래도 월드컵은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이 개막하고 첫 경기인 스웨덴 전이 다가오자 늦게나마 축구 열기에 불이 지펴지기 시작했다. 월드컵 초반, 이변이 계속되면서 우리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웨덴 전은 ‘축구보기 딱 좋은’ 저녁 9시에 경기가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응원 행사에 참석하거나,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TV 앞에 모여 앉았다.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점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아쉬움만 남겼다. 물론 최악의 패배는 아니었으나, 유효슈팅이 하나도 없는 등 경기내용이 무기력했다. 잠시나마 품었던 기대는 모두 무너졌다.

무엇보다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한 월드컵 열기가 찬물을 맞게 됐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상대는 멕시코와 독일이다. 멕시코는 첫 경기에서 독일을 잡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전력 특성상 우리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존재이기도 하다. 마지막 상대인 독일은 첫 경기에서 부진했으나 그래도 ‘디펜딩 챔피언’에 피파랭킹 1위다. 첫 경기를 패한 탓에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두 경기는 각각 24일 자정과 27일 밤 11시에 펼쳐진다. 스웨덴 전에 비하면 좋은 시간대가 아니다. 스웨덴 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현 상황에선 뜨거운 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이 아쉬운 것은 월드컵 특수를 노려봄직한 관련 업계다. 특히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대목’을 기대했던 배달음식업계나 주류업계 등은 아쉬움에 입맛만 다시게 됐다. 대규모 이벤트나 마케팅을 준비했던 기업들 역시 기대했던 효과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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