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재건에 나섰지만, 인물난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한국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이른바 '올드보이 인사'가 거론되지만 이들의 참여 가능성마저 뚜렷하지 않아 혁신비대위 구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당 혁신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 권한대행은 혁신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당내 인사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외부 인사 영입의 뜻을 밝혔다. 이어 “기존의 기득권과 당 계파, 어떠한 세력들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전권 혁신비대위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혁신비대위원장 선임 차원에서 외부 인사 물색에 나섰다. 문제는 현재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혁신비대위장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황식·김형오·박관용·박희태·이완구·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라는 점이다.

정치권 내에서 ‘올드보이 인사’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심지어 이들 가운데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 공동선대위원장을, 김병준 교수는 서울시장 후보를 각각 거절한 전례가 있다.

◇ 김형오 고문, ‘올드보이’ 인물난에 일침

한국당 고문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일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한 죄, 권력의 사유화에 침묵한 죄, 계파이익 챙기느라 국민 전체 이익을 돌보지 않은 죄, 야당이 된 후에는 집권여당에 제대로 싸우지도 대응하지도, 대안 제시도 못한 죄, 교만과 오만, 막말과 품격 없는 행동으로 국민을 짜증나게 한 죄, 반성하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죄, 희망과 비전 제시를 못한 죄 등을 보수야당의 죄목으로 꼽았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날 서강대에서 열린 남덕우기념사업회 제1회 공개세미나 ‘대한민국의 보수: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살릴 것인가?’ 발제문에서 “한국당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적폐청산이 아니라 스스로 청산해야 한다”면서 보수야당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을 두고 “대통령을 연달아 배출한 과거의 영화가 무색하리만치 인물난에 허우적대는 대단히 초라한 행색”이라며 “수권 능력은 차치하고 내부의 지도력 부재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걱정스러운 것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만 잔뜩 있고, 난국을 짊어지고 헤쳐 나갈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