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가 북한 실무진과 만나 싱가포르 북미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가 최근 극비리에 방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김 대사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 주요의제에 대한 실무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북미 고위급 회담 전 막판 조율을 위해 방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MBC>의 보도에 따르면, 성김 대사는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 체류하고 있으며 지난 1일에는 판문점을 오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는 싱가포르 회담 전 북미 실무회담을 할 때와 똑같은 패턴이다. 이른 시일 내 북미고위급회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유심히 봐야할 인물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다. 미 국무부는 공식확인을 하지 않고 있지만, 외신보도에 따르면 오는 6일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NHK>와 <도쿄신문> 등은 폼페이오 장관이 6일 북한을 방문한 뒤 일본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와 체제보장 이행조치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 회담 후 북한은 미군유해 송환을 약속했고,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무기한 연기를 통해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다음 이행조치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언급했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양측이 이번 고위급 회담을 통해 ‘실질적’ 이행단계로 넘어갈 수 있느냐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치들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라기 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폐기,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해제 등 구체적 단계로 논의가 발전해야 하며 그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청와대는 말을 아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타국 간의 외교일정에 대해 한국정부는 공식적으로 언급을 할 수 없다”면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주 청와대를 방문한다는 예정은 없다는 정도”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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