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했다. 취임 초부터 친노동 성향으로 경총 내부에서 논란이 된 송 부회장은 85일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상임부회장이 취임 85일 만에 해임됐다.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경총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총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원사들이 모인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 해임을 결정했다. 총회에는 회원사 407곳 중 233곳(63곳 참석/170곳 위임장 제출)이 참여, 96.1%(224곳)의 압도적인 표차로 해임안이 통과됐다.

경총은 송 부회장 해임 이유로 분열 조장, 사무국 파행 운영, 업무 지시 불이행, 경총의 신뢰와 이미지 실추 등을 들었다. 경총은 그간 송 부회장의 친노동 성향을 문제 삼아 갈등을 벌였다. 손경식 회장이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송 부회장이 이를 거부, 출근을 강행하자 결국 회장단 총회까지 이어졌다.

경총은 송 부회장의 소명 시간도 마련했지만 송 부회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회장과 갈등을 겪어온 이동응 전무도 사의를 밝혔다.

손경식 회장은 총회 직후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솥밥을 먹던 분을 해임하게 돼 착잡하다”면서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사업자금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사무국의 오해와 갈등을 수습하고 경총의 업무영역을 노사관계에서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경총은 후임 부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도 꾸렸다. 후임에는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을 지낸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송 부회장이 총회 무효를 주장하는 등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경총의 비자금 의혹 등도 수사로 이어질 경우 경총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노동 관료 출신으로 첫 경총 부회장에 역임된 송 부회장은 취임 초부터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자신이 직접 데려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해 노동계 입장을 대변한 것을 발단으로 자진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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