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과 대구은행에 대한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대구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인적 쇄신의 칼을 뽑아들었다. 4일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에 대한 임원 인사 명단이 발표됐다. 예상대로 물갈이 규모는 컸다. 사표를 낸 임원 17명 가운데 11명이 교체됐다. 다만 주력 회사인 대구은행장 후임 인선 절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분간 박명흠 행장 대행체제가 유지되면서 후임 인선에 대한 논의가 될 전망이다.

◇ 인적 쇄신 칼 뽑은 김태오 지주 회장… 사표 제출 임원 60% 교체

DGB금융지주는 이날 지주와 대구은행 총 15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DGB금융지주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DG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신뢰 회복과 전면쇄신을 통한 새로운 미래 지속성장, 전 임직원의 역량결집에 중점을 두고 실시됐다”고 말했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에서 발생한 비자금 조성과 채용 비리 사건으로 경영 신뢰도가 크게 흔들린 곳이다. 비리 의혹의 핵심인 박인규 전 지주 회장 겸 대구행장은 모든 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5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새 사령탑인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인적 쇄신 작업에 발을 맞추기 위해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임원 17명이 지난달 초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임원 60%인 11명이 교체되고 6명은 재신임을 받아 유임됐다.

인사 내용을 살펴보면 DGB금융지주에서는 신완식 상무가 시너지추진본부장 겸 지속가능경영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이 주목을 끈다.

주력 자회사인 DGB대구은행은 상무 7명 승진을 비롯해 임기 미도래 상임감사와 부행장 등의 임원을 유임했다. 황정호 상무(준법감시인), 임성훈 상무(공공금융본부장겸 서울본부장), 오성호 상무(경영기획본부장겸 영업지원본부장), 장삼식 상무(경북동부본부장), 임효택 상무(대구본부장), 최태곤 상무(경북서부본부장, 2급 발탁), 서문선 상무(자금시장본부장, 2급발탁)이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박명흠 은행장 대행(마케팅본부장)을 비롯해 황병욱 부행장보, 김윤국 부행장보, 서정동 상무, 박대면 상무, 김상근 상무는 유임됐다.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대구은행장 후속 인선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구은행장 인선 절차는 김경룡 행장 내정자가 자진 사퇴를 표명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갔다. 김 전 내정자는 채용 비리 의혹을 벗었지만 외부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사퇴했다. 이에 일각에선 김태오 지주 회장이 행장 겸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대구은행은 당분간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박명흠 행장 대행체제 당분간 유지… 공모 진행 절차 '안갯속'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명흠 은행장이 유임된 것도 이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후속 인선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이사회 논의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김 회장이 윤리를 강조한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인선 방식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오 회장은 이날 “고객과 지역사회, 금융당국 기대에 부응하는 근본적인 인적 쇄신을 바탕으로 그룹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 경제 부흥에 이바지 하겠다”며 “트리플 베스트(Best 지배구조, Best 핵심역량, Best 질적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단행한 조직개편과 함께 100년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비은행 자회사 임원 인사와 대구은행의 조직개편은 추후 7월 중 실시될 예정이다. 개방적인 인사문화 정착을 위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주 미래전략본부, 디지털·글로벌본부, 준법감시인, DGB경영연구소 등을 맡을 임원은 공모를 통해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비은행 자회사의 경우는 공모를 원칙으로 하고 수일 내에 새로운 공모방식을 통해 임원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장 공모 절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인선에서는 내부 출신에게만 공모 지원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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