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대외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빨간불이 들어오더니 최근 신용등급 강등의 ‘쓴맛’을 봤다. 예상대로 ‘맥주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맥주 사업의 부진으로 이익창출력이 약화된데다 차입금마저 계속 치솟아 신용도 평가를 악화시켰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업계 1위 업체다.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탄탄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곳이다. 다만 맥주사업에 뛰어들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2014년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선보이며 맥주시장에 뛰어들었다. 야심찬 각오를 내보이며 뛰어들었지만 사업 진출 5년째에 접어든 현재, 영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실적과 시장점유율 면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해 5월 맥주 2공장을 가동하고 신제품 피츠클리어를 출시했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판촉비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9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주류 부문의 부진은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실적까지 갉아먹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도 평가가 좋을 리 없다. 지난해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신용평가등급은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에는 결국 등급 강등이 이뤄졌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달 말 롯데칠성음료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맥주사업 부진으로 이익창출력이 약화됐고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전지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사업은 증설 이후 낮은 가동률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추가적인 판매지 지출이 불가피하다. 당분간 맥주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전반의 수익성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순차입금이 치솟고 있는 점도 우려를 샀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사업 진출과 2공장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이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었다. 2013년 말 연결 순차입금은 4,59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 3월말에는 1조1,751억원으로 두배 늘었다. 여기에 해외 음료 업체 지분 취득과 시설 합리화를 위한 투자까지 예고돼 있는 만큼 차입금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신평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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