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준비위원회가 당초 계획과 달리 비대위원장 후보를 10여명 내외로 정리한 뒤 이른바 ‘블라인드’ 방식으로 의원총회에 보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준비 과정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당초 한국당은 당 안팎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천받은 뒤 5~6명으로 압축해 의원총회에서 의견수렴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추천된 인사와 별개로 예정에 없던 국민공모전까지 진행해 추천받은 비대위원장 후보가 100여명에 달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비대위원장 후보를 10여명 내외로 정리한 뒤 이른바 ‘블라인드’ 방식으로 의원총회에 보고하겠다는 것. 결국 소속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 인재상에 대해 정리하면 비대위 구성 준비위에서 이에 맞는 인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안상수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장은 10일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방향, 그 동안 주로 해온 일,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을 의원들이 (의총에서) 정리해 주면 그 부분에 가장 적합한 분이 우리가 가진 명단 속에 있느냐를 교집합시켜서 최종 결정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당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가 당초 계획과 달리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에 대해 심재철 의원은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의총에서) 기준이나 조건을 제시해달라고 하면 ‘우파 사람 뽑자’는 말밖에 더 나오겠느냐”며 “(‘블라인드 인선’은) 결국 특정 계파가 원하는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뽑기 위한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같은 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혁신비대위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없다. 국민공모전 역시 준비위원 제안으로 (비대위원 후보) 추천 받으면서 비대위원장도 같이 하자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블라인드 추천 방식에 대해 반발하는 (입장도) 일리가 있는 의문이지만,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친박계·비박계 추천 인사가 누군지 잘 모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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