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당대회는 이해찬·김진표·최재성·박범계 의원 등 친문 후보들이 대표주자 없이 표심 경쟁을 한다는 점이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경선 표심경쟁에 돌입했다. 당 대표 후보는 총 8명이 등록해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치게 된다. 친문(친문재인)계 후보가 단일화 없이 대거 출마해 판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7선의 이해찬 의원과 박범계·김두관 의원 등 초재선 후보들의 대결도 당권 경쟁의 변수다.

23일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등록을 마친 당 대표 후보는 이해찬(7선)·이종걸(5선)·김진표·송영길·최재성(4선)·이인영(3선)·박범계(재선)·김두관(초선) 의원이다. 오는 26일 예비경선에서 중앙위원들의 직접투표로 이들 중 3명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해찬·김진표·최재성·박범계 의원 등 친문 후보들이 대표주자 없이 표심 경쟁을 한다는 점이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친노(친노무현)·친문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문계 의원들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이 의원이 후보등록일까지 결정을 미루면서 친문계 의원들은 각자 출마를 단행하게 됐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7선 의원인 이 의원의 출마로 전당대회 구도는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선회한 안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는 순간 의아하게도 결국은 이해찬 의원이 되겠구나 하는 기류로 확 바뀌었다. 이번 전대는 ‘이해찬 전대’가 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며 “이번 목요일(26일)에 컷오프가 있는데 이 의원이 티켓 하나를 거머쥘 것이고 나머지 2개를 어느 예비후보가 거머쥘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려 있다”고 내다봤다.

송영길·최재성·이인영·박범계·김두관 의원은 모두 50대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세대교체와 변화와 혁신 프레임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인영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해찬, 김진표는 국정 경험이 있고 경륜이 있고 당이나 범여권 정치에 대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안정성 있게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말 그대로 여당을 잘할 수 있는 장점과 능력이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대원군과 같은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이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정치경륜이 있는 이해찬·김진표 의원은 ‘안정된 당 대표’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들은 출마선언문에서도 “(제가)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느냐. 남은 것은 새로운 민주당의 밑거름이 되어야 할 의무뿐”(이해찬) “자기 정치를 하지 않고 유능한 경제 정당을 만드는 데만 올인하겠다”(김진표)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선거는 8명이 등록해 예비경선 없이 진행된다.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초재선 의원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설훈(4선)·유승희(3선)·남인순·박광온(재선)·김해영·박정·박주민(초선) 의원, 황명선 논산시장 등 8명이 출마했다. 설 의원과 유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초재선 후보들이다. 특히 초선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활력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된다.

1명 이상의 여성 후보를 무조건 선출해야 한다는 ‘여성 할당제’에 따라 여성 최고위원 몫을 놓고서는 유승희·남인순 의원이 경쟁을 벌인다. 유 의원은 “진정한 할당제라면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 여성의원이 돼야 한다. 오히려 할당제로 여성의원의 참여를 막고, 여성끼리의 경쟁구도로 몰고 가는 것은 잘못된 젠더 프레임”이라며 “여성 지방의원이 700명이나 되는 현 상황에선 두 사람 모두 당선권 5위 안에 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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